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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

안다고 말할 수 없는 어려움

모르는 것을 아는 체하기는 쉽지만 아는 것을 모르는 체하기는 참 어렵다. 정확히 표현하면 아는 것을 바로 말하지 않는 것이 어렵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하지만 금세 남들보다 우위에 서고, 감사의 말을 듣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사람들의 변화에 대한 나의 수고를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나 내 목표가 다른 사람들의 변화라면 정답을 말해줘서 문제를 짠! 하고 해결하는 방법은 결코 좋은 전략이 아니다. 그렇게 해서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기 어렵다.

 

애석하게도 성공적인 변화를 만들어낼수록 나의 공로는 가려지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더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는 시스템을 만들면서 누군가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는 일이 발생했다고 해보자. 그 사람은 '운이 좋아서, 오늘따라, 감사하게도, 어쩌다 보니' 더 많은 소통이 생겼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혹은 스스로의 적극성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뿌듯해할 수도 있다. 그 말도 맞다. 그러나 더 높은 해상도로 보면 이런 우연이 발생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 있다.

 

최근에 이런 일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이 때 나의 공로를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아니라 예상대로 변화했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변화인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등을 고민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발견하고 있다.